반려견과 함께 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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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반려견과 함께 살기

TV를 틀면 반려견, 반려묘 중심의 예능이 넘쳐나고 있다. 같은 듯, 다른 듯한 강아지 프로그램을 볼 때마다 우리 주위에 반려견을 키우는 가정들이 참 많다는 생각을 했다. 견종마다의 행동방식도 다르고 그에 대한 견주의 주의사항도 많아서, ‘저렇게 힘들어서 어떻게 키워하는 생각도 절로 들었다. 그런데 최근 이 얘기가 바로 나의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내가 반려견과 인연을 쌓기 시작한 것은 딸의 친구 덕분이다. 딸의 친구는 혼자 살고 있는데, 아무리 친구가 있고 가족이 있어도, 일 끝나고 집에 돌아왔을 때의 외로움은 어떻게 안 되었던 모양이다. 그러다가 강아지 한 마리를 키우게 되었는데, 그야말로 강아지가 가족이고 친구 그 자체라고 한다. 집에 문을 열고 들어왔을 때, 나를 반기는 존재가 있다는 것 자체가 위안이라고 한다.

 

그 후, 딸이 친구의 강아지를 며칠간 맡아보게 되면서 나도 처음으로 강아지를 돌보는 경험을 해 보았다. 그리고 나 역시 오랜만에 한 생명이 주는 위안과 힐링을 느껴보았다.

 

이야기가 여기까지였으면 좋았을 것을.

어느 날부터 딸은 자기도 강아지 한 마리 키우고 싶다며 노래를 부르더니 결국 생후 2개월된 강아지를 입양했다. 강아지는 분명 귀엽고 사랑스러운 존재이다. 하지만, 막상 강아지를 집에 데려올 때는 기쁨보다는 걱정과 불안이 앞섰다. 이 나이에 아기도 아니고 강아지를 밥 먹이고 똥 치우고 이 일들을 어찌 감당할까 싶었다.

 

그런데 강아지를 데려온 후 우리 집에는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바로 남편의 변화였다. 강아지가 집에 온 후, 남편은 누가 뭐라고 하기도 전에 먼저 강아지 밥도 먹이고 똥도 치우고 했다. 얼마 전엔 강아지가 아파 보인다며 직접 병원에도 데려갔다. 남편이 이렇게나 다정다감한 사람인 줄 그동안 몰랐다는 게 미안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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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은 자영업을 하는데, 주로 집에서 컴퓨터로 업무를 보거나 혼자 차를 타고 매장을 돌며 업무를 점검하곤 한다. 그런데 아내도 아이들도 모두 밖에 나간 후, 혼자 하루종일 집에서 일만 하면서 많이 외로웠었나 보다. 남편은 옆에서 함께 있으면서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작은 생명이 있다는 사실에 위안을 받는 것 같다. 어느새 아이들도 다 컸고 나도 밖에서 일을 하다 보니, 각자의 바쁜 일상에 가족들의 외로움을 챙길 여유가 없었다. 강아지 덕분에 알게 된 소중한 사실이 하나 더 늘어난 셈이다.

 

남편조차 강아지를 저렇게 소중하게 챙기는 모습을 보니, 우리나라에 왜 이렇게 많은 반려견, 반려묘 가정이 있는지 이해가 된다. 다만, 강아지를 돌보다 보니, 나중에 딸이 아이를 낳아 키워달라고 하면 그건 좀 곤란할 수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황혼육아는 강아지로 충분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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