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이 알려주는 한국어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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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 알려주는 한국어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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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베트남에서 한국으로 이주해온 여성이다. 내가 살고 있는 센터에는 다양한 배경의 이주여성들이 모여 살고 있다. 각자 나름대로 바빠서 만나기는 힘들어도 만나면 한국어로 대화를 나눈다. 한국말이 어설픈 나는 같이 지내는 이주여성들로부터 많이 배운다. 


한국어 공부 시간에 나는 배울때마다 ‘어려워요, 어려워요’를 외친다. 그러면서도 나는 한국이너무 좋은 나라라고 말하면 선생님은 한국의 무엇이 좋으냐고 묻는다. 날씨 좋아요. 눈은 너무 이뻐요. 박항서 좋아요. 아들이 박항서랑 닮았다고 하면서 스마트폰 속의 사진을 대조하면서 보여주었다. 선생님은 닮았다고 인정해 주신다.  


흥분한 나는 선생님, 남양 알아요? 라고 물어본다. 내가 남양이라고 자꾸 말을 하자 선생님은 머리를 짜내어 내가 한 말을 알아들으려고 시도하신다. 결국 나는 스마트폰 속에 저장된 수많은 사진을 위 아래로 넘겨가면서 남양 사진을 찾아내려고 끙끙거렸다. 드디어 찾았다. 남양이 아니고 담양이었다. 선생님은 조용히 웃는다. 선생님, 여기 가 본적 있어요? 대나무 너무 멋있어요. 나는 한국말을 하고 있음을 느낀다. 

       

한국어 교재를 펴고 한국어 수업을 이어간다. 과천 동물원이었다. 선생님은 과천은 도시 이름, 동물원은 타이거가 있는 곳이라고 말해준다.  과천 가는 길이 쉽다고 말해주는 선생님은 스마트폰 화면에서 지하철 앱을 열어 4호선을 따라가면 나온다고 손가락으로 가르쳐 보여준다.  내가 지하철 앱이 없다고 하자 선생님은 지하철 앱을 설치하라고 안내해 주었다. 


선생님이 스마트폰을 열고 다양한 앱을 설명하자 나는 이태원시장에 가려면 어떻게 가야 하느냐고 물었다. 선생님은 ‘길찾기’를 하면 된다고 너무나 편하게 말해주었다. 나는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었다. 나는 사람들이 거리에 서서 스마트폰을 가지고 버스노선 보는 것을 쳐다보면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몰라 매우 답답하였다. ‘길찾기’라는 단어가 너무나 궁금했던 단어였던 것이다.  

 

나의 삶은 매일매일 달라지고 있다. 한국어 교재가 아닌 스마트폰 교재가 생긴 것이다. 최근 배운 ‘길찾기’ 기술은 동네 찾아가는 법을 알려준다. 스마트폰 교재를 이용하여 나는 내 주변을 찾아다닌다. 간혹 주변에서 얻어 들은 곳, 그러나 잘 알지 못하는 곳들을 길찾기를 통해 쉽게 찾아가는 법을 알게 된 것이다. 

이제 나는 당당하게 선생님에게 내가 일하는 일자리를 안내한다. 내가 사는 곳에서 이태원시장까지 버스를 타고가 걸어서 가면 도착한다. 도보, 버스, 갈아타는 곳 등의 말을 이해한다. 나는 한국생활이 힘들어도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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